Project Description
<사람 길 예찬>
하루 만보를 채우지 못한 날은 집 근처 이태원 거리를 걸어서 채운다.
“숲길” 걷는 대신 “사람 길”을 걷는다.
바람소리 대신 가게들의 음악소리,
새소리 대신 사람들의 웃음소리,
냇물의 흐름대신 자동차 조명의 흐름을 보며 걷는다.
가끔 쉬어 바위에 앉아
시원한 바람에 땀 식히 듯,
나는 예쁜 가게 높은 의자에 홀로 앉아
수제 맥주 한 잔 마신다.
내또래는 안보인다.
그 많던 내 또래는 다 어딜갔을까?
사람 길을 걸으면 좋은 점이 있다.
똑같이 생긴 나무 없듯이 똑같이 생긴 사람없다. 비슷하게 생겨도 옷차림부터 다르다.
매번 같아 보여도 매번 다른,
사람 길에 요즈음은 심심치 않게 길거리 포옹과 입맞춤을 볼 수있어 좋다.
결코 평탄하지만은 아닐,
저들의 앞길이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외국인도 많다.
어제는 러시아에서 온 힌두교 사제도 만나 30분 얘기했다.
친구여~~
숲길을 걸으며 나무들이 행복하길 바라는가?사람 길을 걸으면 그런 생각이 든다.
사람 길은 오늘도 조금 씩 나의 사랑범위를 넓혀준다.
오늘 밤도 같은 길인데 전혀 다른 사람들이 비슷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한번 같이 걸어보시려나? 나와 함께 내가 개척한 “사람길”….